음악취향Y

Y-Choice

올해의 앨범 7위

버스커버스커 (Busker Busker) 『버스커버스커』

2,420 / 작성일 : 2012.12.30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2.03; Volume 1; 레이블 CJ E&M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팀 이름의 의미와는 반대로 매체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고, 대형기획사 자본의 투자를 받고 데뷔했다. 그러나 비슷한 프로세스를 거친 이들과 달리 버스커버스커는 지금 상당히 흥미로운 포지션에 서 있다. 곡 전개는 너무 안전하다 싶을 정도로 정석적이지만 탄탄한 리듬과 베이스 위에 올려진 장범준의 목소리와 기타연주는 귓가에 찰지게 감기며 가사는 단순하지만 곡의 테마와 음악에 맞는 스토리텔링으로 누구나 가슴 속에 가지고 있었을 아련함을 자극한다. 복고적이지만 그닥 구닥다리로 느껴지지 않음엔 섬세하지는 않아도 2인 3각을 하듯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그들의 앙상블이 제법 괜찮았다고 말해두고도 싶다. 결정적으로 이 앨범이 우리에게 특별했던 이유는 그들이 지갑 속의 알파벳과 숫자들이 우리들의 모든 걸 대변하고, 경쟁과 생존만이 강조되며 낭만을 감히(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억압하는 이 메마른 감성의 시대에 ‘청춘(靑春)’이란 단어가 가진 미숙함, 설레임... 그리고 떨림을 이 해의 봄, 우리에게 다시 돌려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돌아올 봄날에 「벚꽃엔딩」이 울려퍼지지 않는 거리를 나는 이제 상상하기 힘들 것만 같다.

#버스커버스커 #2012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