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쏟아지는 밴드의 틈바구니, 특히 헤비니스를 기본 가치로 추구하는 웬만한 팀이라면 타 밴드와 차별화하는 정체성을 설계하는 데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다. 메스그램은 이를 다각적인 측면으로 해결해 냈다.

먼저, FX는 (자신들이 장르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트랜스코어 밴드의 정체성을 규정하면서도, 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처럼 과하게 등장하지는 않는다. 즉, 일본보다는 미국 트랜스코어 밴드들의 성향에 보다 가까운데, 기타/드럼이 질주감을 뒷받침하는 사이, FX는 곡의 포인트마다 방점을 찍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는 이야기다. FX가 빠진 「Blindfold」나 「Kitsch」라면 매우 심심한 음악이었으리라. 다음은 클린 보컬 YK에 주목하자. Paramore를 연상케 하는 우울이 서린 보컬톤은 밴드가 추구하는 ‘Pop’의 독특한 정체성을 보다 선명하게 한다. 「Every Moment」의 후렴부에 터지는 YK의 처연한 보컬은 그녀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의 흡인력을 보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매력적인 멜로디임을 기억하자. 자칫 서로를 극할 수 있는 악기들의 특징을 최대한 조율해낸 파트별 멜로디의 합일. 이것이야말로 메스그램이 구사하는 헤비니스의 보증수표라 하겠다.

새로운 팀의 음악을 처음 접할 때의 기분좋은 긴장감이 있다. 자켓이 풍기는 아우라나 밴드의 장비들과 구사하는 음악의 조화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 점에서 메스그램의 데뷔작 『This is a Mess, But It's Us』는 긴장감을 100% 만족으로 치환시켜주는 튼실한 데뷔작이다. 이들의 차기작이 벌써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