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데뷔 때부터 대구를 근거지로 삼아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오늘도무사히가 들려주는 음악은 꽤 ‘단출하다’. 곡에 따라 피아노와 아쟁 연주가 함께하며, 앨범 속에 밴드 포맷의 편곡도 들어가지만, 기본적으로 그의 기타 연주와 목소리가 중심인 어쿠스틱 포크의 기본에 충실하다.
 
그러나, 그는 단출함 위에 자신의 앨범 제목처럼 현실에 대한 ‘송곳’(실제 최규석 작가가 발표한 동명 만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같은 메시지를 담아 대중에게 전달한다. 물론 그것은 민중가요 시대의 투쟁적 메시지는 아니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이 품고 있는 사회 시스템이 갖는 여러 문제들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개인들 (특히 그와 같은 젊은 세대) 의 삶에 대한 고민들이 녹아있다. "난 늦은 걸까, 난 실패자일까?"(「언저리에서」), 그리고 "정말 이대로 나 괜찮은 건지"(「그대로」)라 끊임없이 자문하며 직설과 비유를 오가는 언어들로 자신과 한국의 청춘들의 불안감을 대변한다. 그 결과 이 음반은 현실 속에서 "희망을 갖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우린/ 엉거주춤 미래를 준비하다가/ 이따금씩 지금을 탕진하며/ 고요한 끝을 기다린다"(「요즘 속담」)는 2030의 좌절과 슬픔의 수필집으로 완성되었다. 특히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이자 트래디셔널 블루스의 형식미를 잘 차용한 「남조선 블루스」는 그 서사의 화룡점정과도 같다.
 
그러나, 단지 메시지의 서사만으로 오늘도무사히가 선보인 음악의 장점을 평가하는 것은 그저 그의 60%정도를 보았을 뿐이라 생각한다. 형식적으로 다르지만 아쟁의 선율 속에서 판소리의 정서까지 느껴지는 열창을 선보이는 (밀양 송전탑 투쟁을 다룬) 첫 트랙 「늙은 꽃」에서 보듯, 그는 자신의 전하려는 사회적 메시지를 충실한 가창과 멜로디로 뒷받침한다. 아무리 메시지가 강렬해도 결국 음악으로 대중의 귀에 남게 만드는 건 결국 선율의 힘이라고 믿기에, 그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균형감각은 여러모로 탁월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앨범의 차원에서 보면 곡마다 메시지의 전달을 위해 어떤 편곡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센스 역시 훌륭하다. 시간이 흐르면 앞으로도 또 새로운 좋은 신인 뮤지션들이 나오겠지만, 오늘도 무사히와 그의 첫 정규작은 2019년 한국 인디 씬을 결산하며 주목해야 할 또 한 명의 새로운 보석이라 확신한다.

#오늘도무사히 #싱글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