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Choice

올해의 신인 4위

김예림 『Goodbye 20』

1,780 / 작성일 : 2013.12.29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3.11; Volume 1; 레이블 미스틱89

일찍이 선보인 EP들의 키워드는 공히 “목소리(voice)” 였다. 미스틱89 합류 이후 그녀의 작업은 늘 그 목소리의 잠재력을 점층시키는데 그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그리로부터 누적된 정규 앨범의 결과는 적어도 팝 장르에서만큼은 독보적인 만듦새를 담고 있다. 한두 마디로 풀기엔 미묘하지만 예민한 귀라면 능히 직관적으로 감지될 그 톤의 독창적인 질감은 매력적이다. 느슨하지 않게 처리하는 끝음, 유려하게 리듬을 타고 가는 능력은 물론이요 가사의 텍스트들을 특유의 발음과 발성으로 해석하는 '호감'은 본능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닌가 느껴질 정도다. 만약 계산된 것이라면 정말 얄밉게 잘한다고 밖엔 말할 수 없을 듯. 드문 잠재력을 만난 탓인지 개성강한 프로듀서들의 각개약진마저 일관성 있게 들릴 정도다. 윤종신의 멜랑콜리, 정석원의 뻔뻔스런 세련미, 고찬용의 모호한 서정과 정준일의 섬세한 허무함도 어느 하나 어색함이 없이 자기만의 톤으로 정리되어 있다는 점은 분명 주목해야 한다. 섣부른 예단일지 모르지만 박정현에서 아이유로 예정되어 있던 팝 여제의 대관식은 이로써 잠정 연기되었다고 생각한다. 박정현의 세련미, 김윤아의 감성, 이소라의 서사가 모두 스치는, 실로 진부하지 않은개성의 출현이다.

#김예림 #2013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