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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앨범 2위

가리온 (Garion) 『가리온 2』

1,841 / 작성일 : 2010.12.27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0.10; Volume 2; 레이블 타일

짧은 기간 급격하게 판의 넓이와 깊이를 성장시켜낸 한국 힙합이기에 그것을 논하는 자리엔 언제나 이 장르의 변화/발전단계가 얼마나 짧은 주기율을 가졌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기존 가치가 매몰되어 왔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 왔다(마치 전후 대한민국의 발전상처럼). 그러나 이 논의에서 항상 가리온만은 예외였다. 급변하는 상황이나 대중의 입맛에 관계없이 묵묵하게 자신들만의 올곧은 철학을 수 년 간 갈고 다듬고 숙성시켜 완성시킨 그들의 결과물은 언제나 한국힙합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최전선과 지향점의 자리를 모두 아우르는 ‘총체성’을 담고 있었다. 한국힙합이 대중과 융합해 르네상스를 이루던 2004년에 의식 기저에서 꿈틀대는 골든 에라의 거친 감성을 다시금 불러모았던 1집에 이어, 힙합이 겉멋과 기술적 자극에 치중해 양산화/향락화된 2010년대에 다시금 2000년대 중반의 국힙 르네상스를 재현한 이번 2집까지 역시나 시대착오적이란 평 대신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그들의 영속적 가치와 힘을 증명한다. 메타와 나찰이 외치는 「판게아」와 「약속의 장소」에 대한 믿음은 본작을 통해 이미 모든 한국 힙합의 구성원과 지지자들에게 확고히 심겨졌으리라.

#가리온 #2010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