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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싱글 9위

에이비티비 (ABTB) 『daydream』
46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4
Volume 2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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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욱] 이 곡을 듣노라면 지금도 전율이 흐른다. 그건 아마도 내가 일상적인 생활을 여전히 광화문에서 해결하고 있고, 그 해 겨울부터 한 해가 넘도록 매일같이 양쪽을 지켜봐야 했던 기억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개인들이 자신이 참여한 집단의 주관에 따라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을 격정적으로 이야기하지만, 나와 같은 회색분자는 그 중 많은 날들을 이 곡의 화자처럼 스마트폰이나 창가의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하루를 보냈던 기억. 이 곡의 연주와 노래는 수많은 개인이 모여 행진하며 내지르던 함성을 연상시키지만, 노랫말은 나와 같이 (여전히) 망설이는 이의 마음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듯 묘사한다. 그러다 보니 듣는 내내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만큼 힘이 실린 노랫말이 인상적인데, 아마 이것이 밴드가 지향한 바였을지도 모르겠다. 8분에 가까운 대곡이지만 시간과 소리는 단 한 구석도 허투루 배치하지 않은 태가 역력하다. 즉, 에이비티비는 「nightmare」에서 모든 가능한 양식과 작법을 총동원하여 말하려는 내용의 '배경'을 최대한 압축적으로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그들은 짧은 소설과 카툰의 형식을 빌어 음반의 배경과 밴드의 속내를 친절하게 안내한다. 하지만, 「nightmare」로 시작하지 않았다면 『daydream』을 관통하는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좋은 곡은 이토록 어떤 방식으로든 폐부를 찌르는 무언가를 지닌다. 무언가 성취했다고 믿었지만, (어떤 측면이든) 그 때와 달라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전자인형] 신뢰하는 밴드 에이비티비의 두 번째 앨범 첫 번째 트랙이다. 노래의 전반부는 마치 AC/DC B사이드 트랙을 연상시키는 8비트로 시작한다. 다소 복잡했던 1집에서 보다 원초적인 하드록으로 회귀진보하려나 싶다. 팽팽한 백킹 기타 톤과 단단한 팀워크, 익숙한 스타일, 나 같은 대디들은 환장하겠지만 슬슬 걱정이 된다. 멋진 밴드가 상업적으로도 성공해야 하는데 여긴 21세기의 한국이니 말이다. 내 생각을 미리 읽었는지 중반 이후 다소 복잡한 브릿지를 구성하는가 싶더니, 박근홍의 외마디 절규 이후 노래는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린다. 현실과 악몽을 구분하는 시점이고 앨범이 표현하고 있는 불가능한 열기가 본때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이제 이들이 품은 결기가 느껴진다. 이 노래는 앨범을 설명하는 전주곡 역할을 한다. 그러고는 또 다시 걱정이 시작된다. 21세기 한국... 어쩌고... 이 생각도 미리 알았는지 노래는 절대로 처음의 익숙함으로 돌아오지 않고 다양한 앙상블과 모던한 솔로를 오가며 거친 피드백으로 마무리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곡을 듣는다는 건 흔히 희귀하다고 알려졌지만 분명 쾌락적인 일이다.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nightmare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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