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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Choice

올해의 앨범 2위

언니네이발관 『홀로 있는 사람들』

2,319 / 작성일 : 2017.12.31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6; Volume 6; 레이블 블루보이; 공식사이트 [Click]

그저 단순하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언니네 이발관이 마지막에 걸맞은 앨범을 냈다고. 비교적 덤덤하게 자신만의 인사를 건넸다고. 그러나 불충분하다. 내가 너무 이 앨범에 대해 쉽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이석원의 동요하는 보컬은 이 앨범에서 유독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 않던가. 그가 이 정도로 감정을 고조시키며 부른 앨범은 없었다. 이 앨범의 초반부에서 들려주는 이석원의 보컬은 정말이지 처절하기 그지없다. 그런 처절함이 끊임없이 흐르는 멜로디 라인과 더불어 뒤챈다.

그런 목소리를 섬세한 편곡이 감싸 안는다. 어쿠스틱에 방점을 찍은 세션은 그런 처절함에 은은한 유연성을 부여한다. 각자의 트랙들이 서로 뒤챌 수 있는 공간을 세밀하게 직조한다. 그렇게 서로의 영역 속에서 각자의 빛을 발한다. 앨범은 그렇게 9개의 다른 풍경들을 만들어낸다.

앨범을 듣는 사람들은 이 앨범이 언니네의 전작들과도 모두 연결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언니네이발관의 지난 앨범들을 사운드의 흔적으로 소환하고, 그렇게 쌓여진 결과물을 덤덤하게 들려주려 애쓴다.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고조된 감정과 더불어 섬세하게 다변화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마지막을 크레딧으로 장식한다. 자신들이 미워했던 사람들, 사랑했던 사람들, 미워하지도 그리워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았던 사람들, 그리고 그저 사람들을 호명한다. 이 크레딧은 이 앨범을 듣고 난 뒤에 느끼는 감정의 잔상만큼이나, 길다.

그래서 이 앨범은 언니네 이발관의 흔적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종착점이자, 동시에 시작점이기도 하다. 언니네 이발관을 이끌며 시작했던 마음들 또한 이 앨범에 확연하게 아로새겨져있다. 이별은 역사와 더불어 처음을 가리키고, 처음은 애써 비틀거리는 걸음을 부여잡으며 이별을 말한다. 이토록 부드럽고 사려깊은 이별이라니.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을 잃은 게 아닌가......

#올해의앨범 #언니네이발관

Credit

[Member]
이석원 : 보컬
이능룡 : 기타, 보컬, 키보드, 프로그래밍
전대정 : 드럼

[Musician]
유정균 : 객원 베이스
아이유 : 보컬 (「누구나 아는 비밀」)
박민우 : 키보드 (「창밖엔 태양이 빛나고」, 「애도」, 「영원히 그립지 않을 시간」, 「혼자 추는 춤」)
오동준 : 코러스 (「누구나 아는 비밀」, 「나쁜 꿈」, 「홀로 있는 사람들」)
배선용 : 트럼펫 (「마음이란」)
전희망 : 가이드 보컬 (「누구나 아는 비밀」)

[Staff]
프로듀스 : 이석원
녹음 : 이능룡/전대정/이강민@Lucky Punch, 고현정@Kokosound, 이경수@참꽃, 김대성/이상권/양하정/정태준/최성오@톤스튜디오
믹스 : Tatsuki Masuko@Float Studio (「누구나 아는 비밀」, 「마음이란」, 「나쁜 꿈」, 「영원히 그립지 않을 시간」, 「홀로 있는 사람들」), 김대성@톤스튜디오 (「너의 몸을 흔들어 너의 마음을 움직여」, 「창밖엔 태양이 빛나고」, 「애도」, 「혼자추는 춤」)
마스터링 : bk! of Astro Bits@AB Room

아트워크 : 김기문, 김용찬@Myk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