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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앨범 2위

블랙메디신 (Black Medicine) 『Irreversible』

1,315 / 작성일 : 2015.12.31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7; Volume 1; 레이블 석기시대; 공식사이트 [Click]

사이먼 레이놀즈의 책 《레트로 마니아》(2014)의 부제처럼 지금 한국 대중문화는 누가 뭐래도 “과거에 중독”되어 있다. 아직 식지 않은 오디션 프로들의 열기와 ‘히든 싱어’ ‘불후의 명곡’ 같은 옛 가수들 소환 프로젝트 속에서 명곡과 명장들이 남다른 대접을 받(는 것처럼 보이)는 건 그 좋은 예이다. 박찬욱의 그것 마냥 제법 길게 인기를 끌어가고 있는 신원호 PD의 ‘응답하라 3부작’이 《응답하라 1988》에서 정점을 찍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자신들의 조상인 Black Sabbath로 돌아가 이른바 “새로운 옛 음악”을 들려준 블랙메디신도 나는 같은 범주에서 생각하고 싶다. 그들은 슬럿지/스토너(Sludge/Stoner) 메탈을 표방하며 아주 조심스럽게 60~70년대 하드록의 전성기에 경의를 표했다. 느리고 헤비하게, 또 거친 블루지 사운드로 이들은 블랙 사바스의 장기였던 템포 체인지까지 여보란 듯 반영하며(「Medicide」) 자신들의 뿌리를 다 드러내놓는다. 의사 다섯 명이 떼어 놓으려는, 하지만 웬만해선 떼어낼 수 없어 보이는 재킷의 샴쌍둥이는 그래서 Black Sabbath와 블랙메디신의 숙명을 표현한 게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헤비메탈을 천대하는 나라에서 이런 밴드, 이런 음악을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그들은 더 넓은 곳으로 뻗어나가야 맞다. ‘레트로 마니아’들은 비단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2015 #앨범 #블랙메디신

Credit

[Member]
Vocal : 김창유
Guitar : 이명희
Bass : 김대일
Drum : 이영호

[Staff]
Produced by Black Medicine
Sound Supervisor by 이명희
Engineer by 허정욱
Assistant Engineer by 권유진
Mixed by 허정욱 (이명희)
Mastered by Sterling Sound (UE Nastasi)
Recording by Stoneage Studio
Album Design : 우정훈 (이명희)
Executive Producer : 전홍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