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락앤롤이다. 어떤 치들이 “락앤롤은 끝났어!”라고 부르짖어도 『Boys In The Kitchen』은 두말할 것 없는 락앤롤 그 자체로서 부족함이 없다. 거창한 메시지, 약에 찌든 탕아, 이 판을 갈아엎겠다는 포부,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겠나. ‘너’가 됐든 ‘우리’가 됐든 그 모든 부속품들이 락앤롤의 명분이 되지는 못한다.

「휴일」의 청량한 기타 리프가 문을 열면 올해 가장 도전적인 인트로를 보유한 「Bivo」가 훅을 때린다. 「플라스틱컵」으로 중심을 잡을 무렵 「Dream#1」과 「The Dancer」의 노골적인 가사를 듣노라면 60년대와 70년대를 가로지르는 무리들의 흐름이 어떻게 계승되었나 조심스레 짐작할 수 있다. 작가주의에 도취된 채 개러지에 함몰된 수많은 밴드들의 지고지순한 행방에 신물이 난 이들이라면, 연성화 논란에 귀를 후비며 심드렁해지는 것 말곤 달리 도리가 없던 이들이라면, 정직한 락앤롤을 학수고대해온 이들이라면 보이즈 인 더 키친의 등장을 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락앤롤 스타에 대한 환상이 정말로 역사적인 무엇이라는 말에 조금은 공감한다. 이 밴드가 메시아로 남지는 않을 거다. 확신한다. 그러나 새로운 락앤롤 스타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새로운 스타를 마음껏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