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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신인 2위

사비나앤드론즈 (Savina and Drones) 『Does To Live』

1,791 / 작성일 : 2010.12.28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0.02; Volume EP; 레이블 우먼앤맨스

이 앨범을 충분히 놓칠 수도 있었다. 이 바닥에서 몇 년 굴러먹었다고 슬쩍 스킵해 버리는 버릇이 생겨버렸거든. '또 자의식 충만 아티스트가 등장하셨군' 비아냥거리며 슬쩍 할 수 있었을텐데 용케도 나의 무딘 레이다에 걸려버렸다. 왜 그랬을까? 나는 순전히 그녀의 에너지 때문이라고 믿는다. 듣는 순간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음악이 종종 있는데 사비나 앤 드론즈가 그랬다. 족보를 따지고 들어가면 수많은 여장군들이 떠오르겠지만 그들과 매우 유사하면서도 전혀 달랐다. 붉은 인장처럼 찍힌 짙은 감성이 듣는 이를 지배했다. 예를 들면 「Stay」같은. 하지만 초장부터 그렇게 서정적이었다면 정말 스킵해 버렸을 것이다. 「Backer」처럼 쿨하지만 「R」처럼 징글징글한 구석이 공존하는 앨범이다. 도데체 작곡이 있는지도 모르겠는 노래들, 라이브로 재현할 수 있을까 궁금한 감정의 선들이 귓가를 스쳐지나갔다. 내 깜냥으로 이런 독한 기운은 이 바닥에서 보기 힘든 것이다. 몇몇 사이키델릭 밴드들이 떠오르지만 이렇게 강렬한 보컬의 에너지로 음악을 지배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었다. 혹시 10년 동안 열광해도 될 인물이 등장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존 랜도처럼 '(한국)로큰롤의 미래를 보았다'라고 말해도 될까? 그건 공연을 보고 판단하자.

#사비나앤드론즈 #2010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