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이 곡은 앨범에서 해방구를 자처하지만, 결국 우리를 가장 어두운 곳으로 끌고 간다. 『헤븐』은 관계의 위아래를 뒤집은 이야기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 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에서 잠깐 머물다 그대로 심연에 뛰어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아름답지만 그 뒤에는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두려움을 느끼고, 두렵지만 머무르는 잠깐 동안 아름다울 수 있다. 『헤븐』에서 가장 힘 있는 곡임에도, 가장 무기력하게 만드는 곡.

[정병욱] 지난 2010년대 그리고 앞으로 2020년대 한국 포크를 말하는 데에 있어 김사월이라는 이름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키'가 되었다. 짧은 러닝타임 안에 다양한 레퍼런스와 다이내믹, 자신의 변화된 개성과 이야기의 파격을 고루 욱여넣은 이 곡이 그 증거다.

[조일동] 이 긴 제목의 2분 57초짜리 (짧은) 노래는 사이키델릭이라는 말이 단순히 느리게 무엇을 반복한다거나, 반음 진행으로 작/편곡한다고, 혹은 호흡이 긴 곡을 통해 탄생하는 성격의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김사월의 목소리는 과거에도 지금도 사이키델릭하다는 표현 이외에 적절하게 설명할 용어를 찾기 어려운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노래가 반가운 것은 데뷔 무렵 김사월의 목소리에서 느꼈던 특별한 (혹은 미묘하게 꼬인) 공간감이 만개하는 순간과 다시 마주하는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온전히 김사월의 목소리로. 노래 막판에 짙은 흔적을 남기는 뇌까리듯 던지는 허밍의 힘을 반드시 느껴볼 것. 그 어떤 카리스마보다 흔들리듯 던지는 그 목소리가 청각에 더 큰 각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