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이제는 소녀시대의 메인보컬로서가 아닌, 솔로 보컬리스트로서 자신의 영역을 확고하게 다지고 있는 태연의 솔로 정규 2집 『Purpose』는 무엇보다 그 동안의 다른 작품들보다 '넓어진 표현력'을 보여준 작품이다. 그룹의 메인보컬로서 긴 기간 단련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하나의 앨범 속에서 기존의 그룹 내에서의 댄스 팝과 차별화된 여러 장르의 팝 트랙들을 자신의 스펙트럼 속에 잘 녹여낸다. 선배 뮤지션 전영록의 대표곡과 같은 제목을 가진 덕분에 이 제목으로 어느 곡을 기억하냐에 따라 '아재'의 여부를 판가름했다는 우스개를 만든 이 타이틀곡은 앨범의 이러한 특징을 대표하는 트랙이다. 그녀는 이 곡을 통해 '좋은 가창'의 핵심은 화려한 고음역의 남발이 절대 아님을 터득했음을 보여준다. 그보다는 힘을 크게 주지 않아도 곡이 가진 흐름과 리듬감 위에서 어떻게 '파도타기'를 할 것인가에 대해 꽤 능숙한 해답을 제시한다. 보컬리스트로서의 장수를 향해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지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찾아낸 성숙의 결과물이다.

[이정희] 태연의 두 번째 솔로앨범 『Purpose』의 앨범소개의 첫 문장은 “믿고 듣는 보컬퀸”으로 시작한다. 정규앨범 발매 전 선공개 되었던 싱글 「사계」의 앨범소개 역시 “믿고 듣는 보컬퀸”으로 소개가 시작된다. 형식적인 앨범의 소개자료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 수식어를 부정할 수 없다. 이 싱글을 추천하며 추천의 글을 어떻게 쓸 지 한참을 고민했다. 좋은 이유를 구구절절 어떤 문장으로 설명해야 하는지, 무엇보다 이 곡은 열 번 말하는 것이 한 번 듣는 것보다 못하다. 누구에게나 가까이 들리는 멜로디와 진행,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나 능숙한, 어렵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으면서도 부드러움과 강렬함을 표현해내는 태연의 보컬은 누구에게나 좋은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준다.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던 2019년의 케이팝의 한 면에는 이렇게 좋은 보컬의 역량이 드러난 완성도 높은 앨범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나쳐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