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하이가 2000년대 후반의 힙합 대명사였다는 건 그냥 일반상식인 셈치고 잠시 옆에 내려놓자. 이 차트의 관심사는 일렉트로닉 팝을 만들어냈던 이들의 일관된 역사다. 시작은 라운지 느낌을 가미한 「Paris」(2005)였고, 끝은 하우스 비트에 촉촉한 피아노를 얹은 「선물」(2009)이었다. 그 사이에 「One」, 「우산」, 「1분 1초」, 「Fallin'」, 그리고 「Love Love Love」를 끼워넣으면 제법 준수한 역사가 완성된다. 여기에 플래닛 쉬버가 재창조한 「버려진 우산」과 「You Are The One」까지 더하면 숫제 앨범 1장 분량이 된다. 이 9곡으로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 전부 다른 8명 (2곡 부른 사람이 있다)의 여자 보컬이, 오로지 사랑이라는 주제 하나에만 매달려, 랩과 공존하며 가슴 시린 선율을 선사하는 풍경과 만나게 된다. 이 정도면 동시대에 활약한 캐스커, 클래지콰이, 더블유 앤 웨일과 합석해도 무리가 없다. 「Love Love Love」는 그중 으뜸이다. 이 곡을 만든 타블로는 그냥 전자음악 뮤지션이다. 전자 사운드의 오밀조밀한 배치는 전문가의 솜씨다.

[Official Video]

[Broadcasting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