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어떤 유명가수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매 순간 격정적으로 노래해 왔는데 절제하는게 더 중요하다는것을 알게 됐다고. 김광진의 무덤덤한 목소리와 옛사람들의 서신에서나 볼 법한 고풍스런 가사가 인상적인 「편지」도 이와 맥락이 닮아 있다. 물론 이 노래도 클라이막스가 있지만 그는 끝끝내 감정의 어떤 선을 넘지 않는다. 사람이 너무 가슴 아프면 끄억끄억하다 결국 소리를 내지 못하기도 하는데 마치 그런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또한 자기 위로의 허세스러운 사랑타령이 아닌, 다 짊어지고 뒤돌아서는 자연스런 남성다움이 가사에서 묻어난다. '좋은 사람 만나오'라는 한줄 글을 적기까지 그는 얼만큼의 무게를 견뎌야 했을지. 본인의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면서 상대를 최고로 아껴주는 이별이라면 아마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