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으로 부딪쳐 느끼는" 사랑이 무슨 감정인지 절대 알 수 없었던 국민학생이었지만, 나는 가요톱텐에서 경험한 이 노래에 홀딱 반해 버렸다. 이내 용돈을 털어 김민우의 1집을 샀고, 그게 내 인생 최초의 앨범이었다. WWF 레슬링과 프로야구에 미쳐살던 12살 인생에게까지 가요라는 세계를 보여준 한 가수의 이 노래는, 그렇게 1990년의 국민가요가 되었다. 이 곡은 당대의 발라드를 제패했던 작곡가 하광훈이 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의 한 가운데에서 나온 궁극의 멜로디였고, 그런 곡을 얻는 행운을 움켜쥔 이 신인은 짧디 짧았던 전성기를 하얗게 불태우고 훈련소로 사라져갔다. 다른 팝발라드 가수들처럼 그도 그렇게 쓸쓸히 퇴장했지만, 여전히 그가 입대전 울먹이며 노래하던 앳된 그 모습은 절대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