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별’이 존재할까. 떠나보내는 이가 구차하지 않게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면, 이는 보내는 입장에서 아름답기보다 잔인하기만 한 일일 것이다. 김창환, 김형석의 이별 노래가 「너와 이어진 슬픔」(1992)에서는 슬프게, 「버려진 시간」(1993)에서는 보다 쿨하게 그려졌다면, 「아름다운 이별」에서는 아예 ‘아름답게’ 승화되었다. 시종일관 예쁜 멜로디로, 차분히 흘러가는 피아노 반주를 따라 착한 노랫말에 귀 기울이다보면, 어느새 “한 동안 많이 울 것만 같은” 화자에 동화되어 있는 나를 발견한다. 「잘못된 만남」을 비롯해 어떤 앨범보다도 다양한 구성을 보여주었던 김건모 3집이기에 노래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을지 몰라도, 아름다운 이별 노래는 있다는 것을 이 곡이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