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학가요축제가 강변가요제급이었다 해도 1990년의「Arabian Night」는 히트하지 못했을 것이다. 스트링, 브라스, 퍼커션, 느끼한 보컬이 뒤범벅되어 남미 풍인지 트롯 풍인지 정체가 모호했던 노래는 2년 후 빠른 테크노 리듬과 적재적소의 랩 추임새로 환골탈태한 후 뒤늦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 동양의 신비스런 음률을 삽입했다느니, 소재가 참신하다느니 하는 말들도 성공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곡 말미에 김준선은 뜬금없이 바이킹이 되어 바다로 나가고, 똑같이 소재가 참신했던 후속곡「마마보이」는 망했다. 이 노래의 히트는 1993년에 접어들어 랩댄스, 테크노, 하우스가 가요계의 확고한 히트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로 설명하는 게 가장 타당하다. 그렇더라도 김준선의 부침은 여전히 불가사의로 남아 있다. 소재를 떠나「마마보이」는「Arabian Night」보다 훨씬 세련된 사운드와 비트를 장착하고도 빛을 보지 못했다. 1996년 컬트의 앨범에서도 강렬한 브레이크 비트 댄스 넘버「내가 느끼는 너」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Broadcasting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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