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est
음악취향Y Best 100 13위
- 음악 정보
- 발표시기 1971.10
- Volume 1
- 레이블 대도레코드
역사에는 왜소한 개인이 크나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국대중음악사에서 김민기의 존재가 그렇다. 선배들의 말에 의하면 87년, 광화문에서 신촌까지 들어찬 군중들이 한목소리로 (기나긴 시위행렬 때문에 돌림노래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아침이슬」을 불렀다고 한다. 김민기는 한국 역사에 다시없을 노래의 저작권자인 것이다.
그러나 김민기는 결코 투사가 아니었다. 「아침이슬」의 시작은 기타를 잘 치던 약관의 미대생이 가진 섬세한 감수성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아침이슬」이 역사의 장관을 만들어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바로 이 앨범에 대한 가장 적절한 설명이 될 것이다. 맥없는 대답인 것 같지만 그것은 진실성이었다. 외국 팝송과 그것을 모방하던 가요, 애상에 젖은 트로트가 노래의 전부일 때, 김민기의 데뷔앨범은 전혀 다른 식으로 노래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이 땅에 싱어-송라이터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부른다는 싱어-송라이터의 의미는 일면 단순한 것 같지만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다. 약관의 감수성이 바라본 세계를 담은 것인데 그 행간 어딘가에 불온한 시국 - 72년 유신의 직전 상황 - 을 살아가는 젊음의 분노, 패배감, 슬픔 따위의 감정들이 녹아 있었나보다. 이런 진실함이 사람들에게 노래를 전염시켰다. 이 강력한 ‘전염’의 또 한 가지 이유는 영롱한 모국어 활용법에 있다. 말과 선율이 절묘한 지점에서 일치하고 있다. 김민기의 모든 곡들이 그렇지만 오랜 심사숙고 끝에 노래를 만드는 모습이 연상된다.
이 앨범으로부터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노래의 힘을 깨달았고 조금 더 진실한 음악이 보다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노래하지 않는 김민기가 여전히 거장의 대우를 받는 이유이다.
Track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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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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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친구김민기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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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아하 누가 그렇게...김민기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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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바람과 나한대수한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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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저 부는 바람김민기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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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꽃피우는 아이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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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길김민기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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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아침이슬김민기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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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그 날김민기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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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종이연김민기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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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눈길 (inst.)김민기김민기-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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