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부터 댄스 가수로 활약하기 시작한 민해경은 「그대 모습은 장미」(1988)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확고히 다졌고, 「보고 싶은 얼굴」에 이르러 창법 및 장르적인 변화의 모색을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장르적으로 이 노래는 당시 발라드, 트로트 열풍 속에서 라틴의 리듬과 댄스가 대중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진 사례로서 의미를 갖는다. 이는 이재영과 백지영으로 이어지는 라틴 댄스 계보의 시발점이 된다. 그러나 더 주목해야 할 점은 민해경만의 트레이드마크인 끈적끈적한 비음이, 해바라기 이주호의 격정적인 신디사이저 선율과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보다 듣는 섹시함이 돋보였던 독특한 결과물로 만들어졌음에 있다. 물론 민해경이라는 가수가 「보고 싶은 얼굴」로만 기억되진 않지만, 이 곡에서 발산한 허스키하고 폭발적인 가창력에서 나오는 섹시함은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녀를 기억해야 할 당위성이 되고 있다. 섹시와 노출의 혼동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보는 측면이 아닌 듣는 섹시함을 이야기할 때 이 곡을 빼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Broadcasting Video]

#민해경 #댄스베스트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