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Best

80’s Best 80 27위

전인권 『2집』

1,217 / 작성일 : 2012.04.13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88.05; Volume 3; 레이블 동아기획

80년대의 전인권은 그 자체로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들국화의 보컬은 그에게 준 가장 큰 명함이었지만 온전히 전인권을 설명하기는 힘들었다. 밴드에 가려졌기 때문이 아니다. 외려 그 반대다. 밴드가 주목받는 것 이상으로 전인권이라는 목소리와 모습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대중들이 그 시대에 원했던 목소리와 이미지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 모습 때문에, 더 큰 사랑과 정체가 묘연한 뜨거운 신뢰를 받았다. 특히 어둡지만 밝은 그리고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울림이 강한 목소리는 굉장히 절대적인 트레이드 마크였다.

이러한 이미지와 목소리 혹은 들국화의 예전 감성에 기대어 그의 (사실상) 첫 번째 독집이 나온 듯이 보였다. 하지만 이것 자체도 선입견이었다. 그의 1집은 들국화도 아니고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트레이드 마크화된 전인권이 아닌, 기성세대 혹은 어른이라고 이야기해도 좋을 전인권을 말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나는 계속 살아야 하고(「돌고, 돌고, 돌고」), 두고 온 사랑은 계속 정체중이며(「돛배를 찾아서」), 아픔은 계속 아픔으로 남는다(「사랑한 후에」).

대중에 의해서 본의 아니게 포장이 되었던 전인권은 이 앨범을 통해서 그 포장을 벗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또는 과거에 가졌던 꿈을 현실에서 어떻게 만나게 해야 하는지를 처절하게 고민한다. 그래서 '전인권'이라는 추억에 기대어 있는 대중들에게도 추억만이 아니라 삶의 기폭제로 남을 앨범이다.

#80 #전인권 #들국화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