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Best

80’s Best 80 40위

조덕배 『꿈에』

1,097 / 작성일 : 2012.04.08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86.10; Volume 2; 레이블 아세아

조덕배가 보통의 가수였다면 노래 부를 때 그만 좀 느끼고 발음이나 정확히 전달하라는 지적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조덕배는 특별하다. 그가 내는 모든 소리가 음악적이기 때문이다. 조덕배의 창법을 흉내 낼 순 있겠지만 희화화될 뿐이고 아무리 자기화하더라도 본래의 맛을 낼 수 없다. 오직 조덕배만이 음악적으로 들리고 절절하게 와 닿는다.

『꿈에』는 그러한 조덕배가 노래뿐 아니라 앨범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확립시킨 결과물이다. 세션을 비롯한 참여자 표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될 수밖에 없지만 전작과의 차이점은 비교적 명확하다. 왕준기가 편곡을 주도한 데뷔 앨범 역시 조덕배에 의해 만들어진 좋은 곡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편곡의 방향이나 연주 자체는 정감 외에 딱히 회자될 부분이 없고 대금을 앞세운 일부 명상 음악 분위기가 조덕배 특유의 정서와 묘하게 맞물리는 정도다.

반면, 이호준이 본격적으로 가세한 『꿈에』는 다채로운 장르 스타일이 수용되었고 구현에 있어서도 한층 완성도가 높아졌다. 물론 『꿈에』 또한 왕준기가 편곡가로 이름을 올렸지만 전작에 비해 월등히 나아진 효과는 대부분 이호준으로부터 나왔고 이는 다음 작업에서도 반영되었다.

조덕배는 1980년대 들어 새롭게 떠오른 젊은 감각보다는 신중현과의 교류를 통해 일찍부터 연주력을 인정받은 왕준기와 이호준, 변성룡 등을 작업 파트너로 대동한 안정적인 성과를 선호했다. 특히 달라진 시대상과 대중의 기호를 누구보다 빨리 받아들인 이호준과의 호흡은 혜택으로 이어졌다. 곡의 품격마저 격상시킨 「꿈에」의 피아노 연주와 데뷔 앨범에 수록된 원곡보다 세련된 댄스 비트가 가미된 「뒷모습이 참 예쁘네요」등이 이를 대변한다. 보통은 「꿈에」로 상징되지만 앨범 자체가 조덕배의 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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