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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s Best 50 28위

디제이디오씨 (DJ DOC) 『The Life… DOC Blues 5%』

1,098 / 작성일 : 2010.02.12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00.05; Volume 5; 레이블 DMR

까짓거 볶음밥 대신 덮밥을 먹는 데에도 명분이 필요한 나라에서 『The Life... DOC Blues 5%』는 우선 그 '의도' 측면에서 많은 논란의 거리가 되었지만 웰-메이드 앨범으로서의 모습은 그다지 조명 받지 못했다. 이 앨범에 참여한 조력자들의 면면 - 한상원, 샘리, 정연준, 신현권, 정재일, 남궁연, 정원영 등 - 이나 월등히 늘어난 자작곡의 비중은 '90년대 댄스그룹' 디오씨의 앨범들과는 결이 다른 사운드 및 장르를 포괄하며 풍성한 볼륨을 만들었다.

앨범의 주를 이루는 힙합곡들은 어떨까. 거칠게 믹싱한 사운드 위로 온갖 욕설이 쏟아지는 「L.I.E」나, 경찰 공권력에 대한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새타령 창소리에 실어 조롱하는 「포조리」 등은 작금에 와 다시 들어도 '죽인다'. 옷로비 사건, 부정부패한 공권력, 옐로 저널리즘 등의 묵직한 화제들이 조롱과 냉소의 거리로 둔갑되는데, 날카로운 하이 톤의 이하늘과 다소 어눌한 듯한 엇박 래핑이 주를 이루는 정재용의 선명한 대비는 앨범 전체의 완급 조절에 적절히 기능하며, 분위기를 끌어내리지 않는 데에도 일조한다.

이 앨범이 단순한 이슈 생산의 도구가 아닌 음반으로 기억되어야 하는 데에는 사실 이러한 '랩앨범'으로서의 쏠쏠한 재미가 한 몫 한다. 90년대를 살아온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그들이 지녔던 흠결이라 여겨졌던 '양아치'로서의 본성을 일련의 경지로 끌어올린 『The Life... DOC Blues 5%』는 하나의 앨범으로서도 인상적이지만, 한국 대중음악계의 냄비 근성이 시장에 '던져진' 댄스그룹에게 어떠한 의미로 기능했는지를 보여주는 데에 있어서도 흥미로운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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