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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믹앨리 (Cosmic Ally) 『Techno Nation Corea』

1,129 / 작성일 : 2008.07.03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04.07; Volume 1; 레이블 KM컬쳐

국내에서 일렉트로니카의 입지는 약간 기묘하다. 댄스가요에는 무리 없이 적응하면서도 사실상 그들에게 자양분을 공급해준 전자음악 그 자체에는 무심했던 것. 즉 한국적인 변형을 거쳐야 다수의 호응을 얻는 이러한 상황은 종종 언더그라운드에서 의욕적인 시도를 보인 앨범을 어정쩡한 위치에 놓기도 하는데, 코스믹 앨리의 『Techno Nation Corea』도 그런 사례의 하나이다.

『Techno Nation Corea』는 프로듀서 연합 E.F.O 소속의 아티스트들이 모여 만든 국내 최초의 보컬 트랜스(trance) 앨범으로, 물결치듯 일렁이는 신시사이저의 리드(lead) 음색이 매력적인 트랜스를 대중적인 접점을 위해 한국어 보컬과 결합시켰다. 인스트루멘탈은 최선의 방식으로 오리지널을 추구했고, 사이버 가수인 코스믹 앨리의 음성도 묘한 감흥을 선사한다. 섬세한 텍스처 위로 보컬이 속삭이듯 유영하는 타이틀곡 「꿈이었으면」과 정통 유럽 스타일의 넘버 「Twin Sun」, 공격적인 드라이브감을 과시하는 「Paranoid」는 앨범에서 돋보이는 트랙.

앨범은 전체적으로 고른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 이상의 차별화를 보여주는 것에는 실패하고 마는데, 문제는 이들의 노력이 태생적으로 마니아와 이지리스너 어느 쪽의 호감도 쉽사리 얻지 못하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마치 관객과 평단 양쪽에서 외면당한 비운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본 앨범은, 그렇다고 진정성마저 훼손당하지는 않는다. 모든 신개척지는 그곳에 첫발을 내딛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니까. 그리고 장르 음악의 발전 역시 바로 그곳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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