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est
음악취향Y Best 100 47위
- 음악 정보
- 발표시기 1996.01
- Volume 5
- 레이블 킹레코드
조동진이 ‘느림의 미학’ 또는 ‘관조’의 상징으로 회자되는 건 순전히 그의 천성 때문이다. ‘천재’와 ‘천성’은 한 끝 차이지만 눈을 사로잡는 속도감 때문에 천재가 조금 더 도드라져 보일 뿐이다. 그는 오직 천성과 약간의 시간(대략 30년!!)만으로 대가의 반열에 오른 뮤지션이다. 그의 음악은 그저 한없이 밋밋하여 열정적인 애착을 갖기엔 어려운 면이 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매번 들을 때마다 신선한 기운이 그대로 보존되는 신통력을 지니고 있다.
1996년에 발표한, 공교롭게도 10년 넘게 계속 그의 마지막 앨범이 되고 있는 5집은 이러한 신통력이 절정에 달한 작품이다. 세상과 마주한 그의 환멸과 애정, 허무와 낭만, 체념과 사랑, 이 모든 심상들이 그의 전 작품을 통틀어 음악적으로 가장 극적이면서도 섬세하게 두루두루 새겨진 앨범이다. 아마 디지털 사운드로 아트록 특유의 음산한 엠비언스를 뿜어내는 「새벽 안개」와 흥겹고 친숙한 포크록으로 치장한 「우린 헤어져 멀리 있어도」의 공존이 어색하지 않은 건, 사운드를 주도적으로 디자인한 동생 조동익이 형의 목소리가 품은 가능성과 뚝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핵심은 언제나 하나다. 조동진 자신의 기타 아르페지오가 흐르는 가운데 제목과 똑같은 구절을 심심하게 반복하는 「눈부신 세상」을 들어보건대, 간결하면서도 깊고 넓은 그의 철학은 매 작품마다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는 것이다. 장필순의 서늘한 보이스와 호흡을 맞춘 「넌 어디서 와」, 그리고 끝도 없이 그윽한 「멀고 먼 섬」과 「바람 부는 날이면」까지 생각해보면 본 작품의 가치는 더 이상 의문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그의 최근작은 언제나 그의 최고작이다.
Track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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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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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새벽 안개조동진조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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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넌 어디서 와 (feat. 장필순)조동진조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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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어젯밤 비바람조동진조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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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그 날은 어디로조동진조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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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눈부신 세상조동진조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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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멀고 먼 섬조동진조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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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바람 부는 날이면조동진조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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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너의 아침조동진조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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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우리 헤어져 멀리 있어도조동진조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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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친구들에게조동진조동진-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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