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Best

Electronica 20 2위

달파란 『휘파람별』

1,386 / 작성일 : 2008.07.22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98.07; Volume 1; 레이블 도레미

시나위, H2O, 삐삐밴드를 거쳐 온 달파란(강기영)의 음악활동을 되새겨보면 그 시대의 최첨단 트렌드를 받아들이는데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1997년 해체된 삐삐롱스타킹과 이윤정의 솔로 앨범 『진화』(1997)에 참여하면서 (「궤도 (Orbit Or Beat)」) 그는 자신의 음악적 지향점이 바뀌었음을 내비쳤다. 이듬해 발표한 본작 『휘파람별』은 한국에 일렉트로니카라는 낱말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그때, 강렬한 충격을 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앨범은 철저히 ‘휘파람별’이라는 가상 공간을 기초로 하여 다양한 컨셉을 펼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도록 음악을 ‘구성’했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더구나 지금 유행하는 일렉트로니카와는 궤를 달리하는, 수록곡 모두를 드럼앤베이스(drum 'n bass)를 비롯한 테크노의 원형질에 가까운 음악으로만 채우는 모험을 한다.

공장형 댄스음악을 제외하면, 일렉트로니카가 한국 대중음악 스펙트럼에서 극단적인 마이너리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이러한 음악을 선보인 것은, 아마도 테크노DJ의 역할에 더욱 방점을 찍었기 때문일게다. 달파란 자신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권위를 추구하는 행위를 싫어한다고 밝혔지만, DJ의 역할을 ‘맨 앞에서 각성의 길로 인도하는 자’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휘파람별』은 강력한 권위로 자신을 휘어 감고 있는 음악으로 충만하다. 그 아우라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파묻히지 않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빛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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