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Best

Heaviness 50+5 45위

프리다칼로 (Frida Kahlo) 『온고이지신』

854 / 작성일 : 2010.04.02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0.05; Volume 2; 레이블 문화강국

프리다칼로의 『자화상』은 70년대 하드락의 향취를 진하게 풍기는 가운데 보컬 김현을 포함한 각 멤버가 저마다 밴드 편성의 전형들을 변칙적인 구성과 코드웍, 그리고 이상보다 생활에 맞닿은 이야기를 통해 뒤틀어 낸 이채로운 앨범이었다. 이들의 음악은 그래서 현실의 중력에 맞닿는 묵직함을 지니고 있었고, 하드락의 골조 하에 국악과 프로그레시브 사이를 오가는 질감은 옛스럽지만 이는 세월의 필연보다는 다분히 선택에 의한 것으로 느껴졌다. 그래, 아저씨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아저씨의 화법이 필요한 법이지.

미니앨범 『다시 세상속으로』에 이어 공개된 두 번째 앨범 『온고이지신』을 통해 이들은 보다 다양한 시도를 담으며 자신들만의 영역을 넓혀나간다. 하지만 이것은 방향성 없는 과욕으로 넘쳐지지 않는다. 프로그레시브와 국악의 조화를 보다 깊게 들어간 「어부사시사」나 러닝타임이 14분을 넘어서는 「지구에서 보내는 마지막 러브레터」에서도 30대 아저씨들이 그들의 젊음을 함께 했을 굵직한 리프의 하드락은 사운드 조각, 연주 구성의 뼈대로써 분명한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나간, 그러나 풀리지 않은 사회적 이슈를 보다 깊고 신중한 언어로 이야기하는 「5월보다 아름다운 그대」나 사랑을 관계의 측면에서 관조하는 「금지된 노래」 등은 젊음과 열정이 가신 자리에 우리가 아저씨들의 락 음악을 다시금 되새겨 봐야 하는 충분한 이유로써 기능한다.

아득하거나 몽롱하거나 나른하거나 슬프거나. 락 음악 신에서 아저씨라는 것이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다는 편견 뿐만이 아닌, 새로운 시선에 대한 기대를 줄 수 있다는 측면을 『온고이지신』은 부각시키며 그 때도, 그리고 지금도 무엇 하나 흔치 않은 독특한 앨범으로 남는다.

#프리다칼로 #Heaviness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