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Best

Heaviness 50+5 21위

디오니서스 (Dionysus) 『Excalibur』

836 / 작성일 : 2010.04.16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90.04; Volume 2; 레이블 서라벌

문제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속주 기타리스트'라는 말에 실은 은밀한 조롱이 들어 있는 때가 적지 않다는 것. 꼬지 않고 그대로 말하면 '속주'와 '기타리스트' 사이에는 '~를 잘 하는', 혹은 '~만 잘 하는', 심하게는 '~밖에 못 하는'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그네가 즐기는 주법을 부각시켜 놓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냐고 따진다면 Zakk Wylde더러 '피킹 하모닉스' 기타리스트라고 하거나 B.B.King에게 '벤딩' 기타리스트라는 말을 써도 되는 일인지 되물어 보고 싶을 지경이다.

두 번째는 빨리 튕기기, 즉 '속주'란 놈이 그대로 테크닉이라는 말과 연결이 된다는 식의 오해가 버젓이 통용된다는 사실. Tom Morello는 속주를 즐겨하지 않지만 아무도 몰랐던 테크닉을 개발한 사람이다. Yngwie Malmsteen보다 Tom Morello가 기타리스트로서 한수 높은 테크닉의 소유자란 것이 글쓴이의 생각이다. 그래서 조롱 좀 받고 오해 좀 사는 것이 그리 큰 손해가 아닌 셈 치더라도 그 두 가지 탓에 해묵은 프레임 안에서 음악이 철창신세를 지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당장 이 앨범을 갖고 인터넷을 살펴보면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놓고 바로크 메탈이며 '하이테크' 운운하는 이야기만 한 가득이다 (물론 이런 풀이가 틀린 것이 아니다). 이 앨범은 사실 비브라토가 제거된 꽤 이상한 헤비메탈을 담고 있다. 그러니까 비벼서 열을 내든 불을 지피든 연소를 거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앨범에 담긴 메탈 사운드는 열기도 불도 없이 순식간에 에너지를 휘발시키는 기상천외한 화력을 뿜는다. 장단고저와 기승전결이 꼭대기 한참 위에서 일시에 폭발하는 헤비메탈 사운드. 처음이다.

#디오니서스 #Heaviness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