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서 사뿐사뿐 들뜨고 서서히 즐거워지는 댄스 넘버들과 달리, 비가 구사하는 스타일은 청자의 리듬감을 장악하겠다는 목적이 뚜렷하다. 호흡을 쫘악 잡아끄는 도입부와 심장 고동 소리가 이어지면서 '또도독'하는 베이스 비트까지, 「It's Raining」은 긴장감부터 대폭 올려놓으며 자신의 카리스마를 리듬 구성 자체에 이식하는데 성공했고, 나아가 당대의 DJ들에게 세계적인 수준의 클럽 튠으로 극찬받기도 했다. 멀리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가까이는 어셔(Usher)를 소환하는 퍼포먼스는 파워와 절제, 그리고 '남성미'에 대한 나르시시즘적인 환상에 최대한 접근한다. 비는 전역 후 발표한 「LA Song」(2014)에서도 음악과 육체에 잡혀 있는 각을 유연하게 풀어냄으로써 주도권을 놓지 않는 부지런한 엔터테이너의 야심을 드러냈다. 「It's Rainig」은 그런 야심의 시작을 알리는 싱글이며, 이 시기의 성공을 통해 비의 음악과 퍼포먼스의 지향점이 확립되었던 것이다.

[Official Video]

[Broadcasting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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