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Best

00’s Best 50 27위

더더 (The The) 『The The Band』

1,021 / 작성일 : 2010.02.12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03.04; Volume 4; 레이블 서울음반

프론트 우먼 박혜경의 솔로 독립으로 2000년대를 맞이하면서 이름이 잊혀지는가 했던 더더는, 새로운 보컬 한희정을 앞세운 『Man In The Street』(2001)를 내놓으면서 긍정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론 박혜경의 그늘을 완전히 지울 만큼 한희정의 보컬이 특별했던 것도, 방향성을 명확히 알 수 있을 만한 뚜렷한 정체성을 지닌 것도 아니었지만, 적당히 록 밴드라고 느껴질 만한 통속적인 기타 사운드와 보컬의 매력만을 무기 삼았던 이전 앨범들과는 다른 나름의 ‘시도’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곧 일정한 경지에 이르러 더더는 4집 『The The Band』를 통해 전혀 새로운 ‘밴드’가 되었음을 천명한다. 《제1회 한국대중음악상》(2004)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사실을 상기하지 않아도 『The The Band』는 장점이 뚜렷한 앨범이다. 이전의 밝고 화창하기만 했던 시절의 더더를 완전히 잊게 할만치 4집의 트랙들은 내면으로, 고통의 감정들로 더욱 파고들었고, 이 정서들을 표현해낸 멜로디와 사운드는 거칠고 몽롱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뚜렷하게 무거워졌으면서도 복잡다변해진 감수성이 상승과 하강의 반복적인 곡 구성 패턴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어가 앨범 단위의 형식미가 대중음악에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제법 힘 있으면서도 격정적인 한희정의 보컬은 더더의 음악에 온전히 안착하여 그 해 먼저 발매된 푸른새벽 『Bluedawn』(2003)에서의 ‘서늘함’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이 앨범이 아니었다면 지금에 와 ‘과도기’로 평가받는 3집은 ‘엉성한 졸작’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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