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Best

80’s Best 80 69위

벗님들 『벗님들의 새노래』

1,003 / 작성일 : 2012.03.16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80.08; Volume 2; 레이블 서라벌

「사랑의 슬픔」과 「짚시 여인」(1988)만으로 벗님들을 기억하고 평가하는 것만큼 부당한 일도 없다. 「사랑의 슬픔」말고도 5집의 곡들이 대부분 준수하며, 그에 앞서 발표한 「추억의 밤」이 끝내주는 전자 사운드를 담고 있다는 것만 지적하고 과거로 돌아가 보자.

때는 1980년이다. 송골매가 한국적 록을 완성하고 조용필이 민요, 동요, 트로트, 가곡마저 자기 것으로 만들던 때였다. 벗님들의 「당신만이」는 그때 나왔다. 보드라운 보컬 하모니를 들려주는, 그야말로 팝송을 들려주는 캠퍼스 밴드(저 ‘Texas 33' 러닝셔츠는 마그마의 조하문이 입고 있는 것과 똑같다!)는 어디에도 없었다.

어디 「당신만이」 뿐이던가. 앨범 전체가 그렇다. 순수하고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멜로디를 달콤한 하모니가 감싸고 있다. 벗님들 2집의 고유한 색채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나긋한 팝송들을 3인조 밴드 사운드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당신만이」와 「꿈속에서」에서 이용균의 기타 연주가 유독 감각적으로 들린다거나, 「작은 아이」의 기타 솔로가 소꿉놀이 같다거나, 「왜 내가」의 하드록 사운드가 아기자기하게 다가오는 것 모두가 보컬 파트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느낌이다.

재미난 점은, 「꿈속에서」와 「그대」가 지금은 성인풍으로 들리지만 조용필이 막 파란을 일으킨 1980년 당시에는 그다지 성인풍으로 인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두 노래는「사랑의 슬픔」으로의 진행을 예고하고 있다. 아무튼 이용균(이치현은 훗날의 가명이다), 이현식, 이순남의 1기 벗님들은 진귀한 캠퍼스 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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