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Best

80’s Best 80 52위

봄여름가을겨울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

1,132 / 작성일 : 2012.03.23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89.10; Volume 2; 레이블 동아기획

1집의 날티 나는 레코딩, 「혼자 걷는 너의 뒷모습」(1988)과 「전화」(1988)처럼 여물지 못한 곡과 비교해 보면 2집의 결과는 놀랍다. 두 앨범의 시간차가 불과 16개월이라는 것과 두 앨범의 엔지니어가 동일 인물이라는 건 그만큼 당시 한국 언더그라운드 씬의 약동이 대단했음을 말해준다. 따로또같이와 조동진이 열어젖힌 포크 계열의 세련된 사운드가 퓨전 록 사운드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는데 최후의 약진이 필요했을 뿐이다.

28살 늙다리 청년 김종진의 어눌한 목소리가 김완선/박남정 시대의 인기 가요였다는 사실은 결코 신기해 할 일이 아니다. 김현식의 백 밴드였다는 경력, 연주곡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과 「거리의 악사」를 선발로 내세운 파격으로 이미 이들은 언더그라운드의 정점으로 치고 올라갈 채비를 끝낸 상태였다. 여기에 접점을 찾아낸 레코딩 기술과 8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신진 세션맨들의 물오른 감각이 더해져, 언더그라운드의 정점을 뚫고 ‘신선하고 실력 있다’는 만인의 찬사를 받았던 것이다.

단지 뛰어난 연주 밴드로만 그치지 않고 김현식으로부터 물려받았음직한 팝의 유산들, 「내 품에 안기어」와 「사랑해(오직 그대만)」까지 있었으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들은 딱 ‘국민밴드’였다. 훵크, 그루브, 재즈 어느 말로도 설명이 안 되는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과 「어떤 이의 꿈」, 역시 블루스가 아니면서도 블루지한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쓸쓸한 오후」와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은 당대를 초월해 의의를 갖는 곡들이다.「그대, 별이 지는 밤으로」의 색소폰 선율은 또 어떤가. 이것도 영원히 남을 멜로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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