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est

80’s Best 80 17위

김수철 『작은거인 김수철』
1,06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83.08
Volume 1
레이블 신세계

뮤지션의 이미지와 그 뮤지션이 만든 음악이 같을 때 듣는 사람은 무한의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163cm의 ‘작은 거인’ 김수철이 그렇다. ‘한국적 정서’라는 추상을 거대한 양악으로 구체화 시킨 「못다 핀 꽃 한송이」(함께 실린 연주곡 버전에서 곡은 더욱 거대해진다). 그의 데뷔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쓸쓸하다. 심지어 「다시는 사랑을 안할테야」에서조차 음악적 로큰롤 스타일과 별개의 정서적 쓸쓸함을 느낄 정도다. 하물며 「정녕 그대를」같은 곡이야 두 말 해 무엇하랴.


실연당한 자가 방구석에서 눈물 뚝뚝 흘리며 썼을 것 같은 이 어쿠스틱한 서글픔은 음악 앞에 선 모든 실연당한 자들을 스르르 보듬어 준다. 이후 ‘양악과 국악의 조화’라는 김수철표 음악의 징조로 보이는 「별리」(이 곡 역시 10분대가 넘는 Pink Floyd식 대곡이 되어 다시 한 번 당신을 방문할 것이다)는 님을 부르며 님을 살펴 달라는 한(恨)의 정서로 현대적인(?) 「세월」이나 「정녕 그대를」과는 차원이 다른 슬픔을 피워 올린다.


《박하사탕》(1999)의 김영호가 사람 족치는 경찰이 되어 회식 자리에서 불렀던 「내일」은 이 앨범의 백미와도 같은 곡. 김영호의 ‘내일’은 비록 자살로 마감됐지만, 이 곡만이 담아낼 수 있는 묘한 희망의 정서는 들을 때마다 각별한 온기를 전한다. 그 온기는 Bread의 「If」(1971)를 연상케 하는 「두 보조개」로 더욱 포근해지는데, 김수철은 여기서 딱 한 번 순수한 미소를 짓는 것이다. 쓸쓸함, 김수철. 김수철은 쓸쓸했고 여전히 쓸쓸하다. 어찌된 일인지 30년이 지나도 그 이미지와 음악은 한결 같다. 이것은 정말 슬픈 기적이다.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못다 핀 꽃 한송이
    김수철
    김수철
    -
  • 2
    세월
    김수철
    김수철
    -
  • 3
    정녕 그대를...
    김수철
    김수철
    -
  • 4
    별리
    김수철
    김수철
    -
  • 5
    두 보조개
    김수철
    김수철
    -
  • 6
    못다 핀 꽃 한송이 (inst.)
    -
    김수철
    -
  • 7
    다시는 사랑을 안할테야!
    김수철
    김수철
    -
  • 8
    내일
    김수철
    김수철
    -
  • 9
    별리 (inst.)
    -
    김수철
    -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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